이글에서는 자녀의 재산을 부모가 관리하다 사용한 경우, 그 부모에게 어떤 법적 의무가 있는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알아보려 합니다.
사건 개요
아버지 A는 어머니 B와 이혼 후 자녀 C, D를 B가 양육하기로 하고 별거하던 중 사망했습니다. A가 생전에 가입한 사망보험금을 B가 C, D를 대신해 수령했는데, 나중에 보험사고가 A의 자살로 밝혀지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. 보험사는 C, 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고, C, D의 B에 대한 보험금반환청구권을 압류, 추심한 뒤 B를 상대로 추심금 지급을 청구했죠.
쟁점
자녀의 부모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을 자녀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을까요?
부모가 자녀 재산을 사용한 경우 자녀에게 돌려줘야 할까요?
대법원 판단
자녀의 재산반환청구권은 재산권으로서 일신전속권이 아니므로 자녀의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습니다.
자녀가 부모에게 가지는 재산반환청구권은 재산적 권리에 해당하므로 자녀의 일신에 전속한 권리가 아닙니다.
따라서 자녀의 채권자가 그 권리를 대신 행사할 수 있도록 압류할 수 있습니다.
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자녀 재산을 수령하고 관리하다 정당한 사유없이 사용했다면, 그 재산관리권한이 소멸할 때 자녀에게 돌려줘야 합니다.
부모가 자녀 명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쓰거나 통상적 양육비로 쓸 순 없습니다.
다만 ①부모 스스로 자녀를 부양하기 어려운 경우, ②통상 범위를 넘는 양육비가 필요한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자녀 재산을 양육비로 쓸 수 있습니다.
부모의 재산관리권한이 소멸하면 이를 정산해서 쓰고 남은 재산을 자녀에게 반환해야 합니다.
이때 자녀 재산을 정당하게 썼다는 점은 부모가 증명해야 합니다.
결론
자녀 재산이라고 해서 부모 마음대로 쓸 순 없습니다. 자녀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녀 재산은 자녀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.
이런 반환청구권은 법적으로 보호받는 권리이므로 자녀의 채권자도 대신 행사할 수 있습니다. 부모의 입장에선 자녀를 위해 쓴 것 같아도 객관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겠죠.